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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ED 기법을 활용한 주거환경
관리자
작성일 : 20-02-05 16:06  조회 : 381회 
설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연휴 뒤끝은 늘 그렇지만 조금만 더 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곤 한다. 명절에 장시간 집을 비울 때는 사용하지 않는 전기와 가스의 차단 여부를 확인하고 수도꼭지의 잠금 상태도 챙긴다. 안전을 위해서다.
집을 나서기 전에는 문단속도 한다. 이때 주거형태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방, 주방, 화장실 창문, 베란다 문, 출입문을 모두 잠근다. 요즘 출입문은 대부분 번호열쇠로 된 자동잠금장치가 되어 있어 더 편리해졌고 ‘CCTV’(폐쇄회로TV)가 상용화되어 전보다 더 안심하고 집을 비운다.

얼마 전 양산으로 봉사활동을 나갔다가 흥미로운 것을 보게 되었다. ‘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라는 것으로 대개 ‘셉테드’라고 부른다. 직역하면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이라는 뜻이다. 시설물을 건축할 때 설계 단계부터 범죄예방 환경을 조성하는 기법을 의미하고, 농촌보다 도시에서 주로 적용된다.

내가 본 곳은 양산 서창의 한 원룸형 공동주택이었다. 출입구 측면의 작은 간판에 ‘본 건물은 CPTED 기법이 적용되었다’는 글이 적혀있었다. 이 간판을 본 순간 여기서 살면 안심해도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2년 양산시가 양산경찰서와 손잡고 방범시설이 취약한 원룸주택을 대상으로 전국 최초로 사업을 추진했다. 예를 들자면, 범죄자가 가스배관을 타고 침입하지 못하게 가스배관을 건물 외벽에 밀착시키고 배관커버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당시 사업 추진을 위해 지자체와 지역 경찰서, 건축사회, 건설협회, 도시가스업체, 원룸운영자 등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여기서 모아진 의견을 적용하기 위해 공동주택을 짓기 전 건축허가 및 신고 때부터 홍보했고, 완공 후 허가 및 신고필증 교부 시에는 관련사항들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꼼꼼하게 살피기도 했다.

울산도 양산과 닮은 점이 있다. 일자리를 찾아서 온 사람들이 많고 최근에는 1인 가구도 많이 늘었다. 그러다 보니 출근 후에는 장시간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고, 그 때문에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높아졌다. 특히 혼자 사는 여성은 불안을 느끼기 쉽다. 작년에는 수도권에서 혼자 사는 여성을 뒤따라가서 주거침입을 시도한 사건도 있었다. 우리 울산도 CPTED 기법을 적용하는 데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

고맙게도 울산에서는 2013년에 ‘범죄예방 도시디자인 조례’가 제정되어 이미 시행되고 있다. 지금도 구·군에서는 경찰서와 협의하며 치안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2016년 동구에서는 녹수6길 일원에서 지역 최초로 ‘범죄예방 도시 디자인 시범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이처럼 CPTED 기법을 적용한 주거환경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지자체와 치안기관, 관련단체와 기업이 자발적으로 지역 특성과 환경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함께 연구하고 협력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다. 중앙정부에서 나라 전체를 꼼꼼히 챙기기란 그리 쉽지 않다. 마을은 마을주민들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지자체는 주민들과 소통하며 애로사항을 듣고 전문기관과 호흡을 맞춘다면 좋은 방법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갈수록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비하기 위해 사물인터넷, 스마트과학기술을 활용한 CPT ED 기법의 활용사례가 더 많이 늘어났으면 한다.

김정숙 배광건설 대표

출처 : 울산제일일보(http://www.ujeil.com)